홋카이도 오타루
일본 홋카이도를 여행하면서 삿포로 다음으로 많이 찾는 곳이 있다면 오타루가 아닐까 한다. 오타루에 위치한 오르골당은, 홋카이도는 물론 일본 전역으로 넓혀도 견줄 곳이 없을 만큼 많은 오르골들을 보유 및 판매하고 있다. 오죽하면 홋카이도를 떠올릴 때 오르골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설령 오르골을 살 생각이 없다한들 구경만 해도 충분한 가치가 느껴지는 곳이다.
오타루 오르골당에 가기 위해서는 삿포로 역에서 쾌속 에어포트 열차를 타고 32분간 5개 역을 이동해야 한다. 이 때 주의할 것은, 오타루 역보다 한 역 전인 ‘미나미오타루 역’에서 하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가 오르골당과 더 가깝기도 하고 오타루 운하 등 다른 곳을 둘러보기에도 더 편하다. ‘미나미’는 일본어로 ‘남쪽’이라는 뜻으로 실제 ‘미나미오타루 역’보다 북(서)쪽으로 올라가면 ‘오타루 역’이 나온다. 오타루 역에 내려서 미나미오타루 역으로 내려오는 방법도 물론 있기는 하지만, 관광코스로 볼 때 오타루미나미 역에서 내려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을 추천한다.
미나미오타루 역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다. 화장실도 크지 않고 직원용 칸은 잠겨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 상기 사진에 보는 바와 같이 세븐일레븐이 역사에 입점해 있어 간단한 요식거리를 살 수도 있다.
미나미오타루 역에서 왼쪽으로 나오면 직진 길이 350미터 가량 뻗어있는데, 이를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오타루 증기시계가 있는 사거리를 만나게 된다.
오타루 증기시계를 찾았다면 다 온 것이다. 증기시계 바로 뒤에 있는 건물이 바로 오르골당 본관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증기시계는 매 정각마다 증기를 내뿜으며 멜로디를 연주하는데, 운이 좋다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의도치 않게 당일 두 번 방문했으나 두 번 다 시간이 어정쩡해서 증기시계 멜로디는 들을 수 없었다.
오르골당 본관
참고로 오르골당은 근처에 2호관이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구분지어 ‘본관’이라 불린다. 본관이 아무래도 규모가 더 크고 볼거리도 많기 때문에 본관을 충분히 봤다면 2호관은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실내
삐그덕거리는 나무 계단으로 오를 수 있는 건물 높이도 그렇지만, 그보다 실내에 진열되어 있는 수없는 오르골들과 거기서 나오는 각종 멜로디들의 향연은 가히 압도적이라 할 만큼 스케일이 남다르다.
건물은 4층까지 있고 올라갈 때마다 특정 테마를 주제로 한 오르골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오르골
진열되어 있는 오르골들을 하나하나 다 듣다가는 오늘 폐장될 때까지 못 떠날 정도다. 유의할 점이 있다면, 외관이 같다고 해서 내장된 멜로디까지 같은 것이 아니고 전혀 별개다. 즉, 같은 모양 같은 색깔이더라도 멜로디는 랜덤이라 알아보려면 직접 태엽을 감아 귀에 대던가 밑바닥에 표시되어 있는 제목(일본어)을 번역해야 한다.
구매 후기 (오르골 재생)
오르골의 멜로디는 다 비슷한데 비쌀수록 돌아가는 원통 크기도 커져 지름에 비례하여 멜로디 길이가 길어진다. 또한, 오르골 자체의 장식과 무언가 자동으로 움직이고 하면 가격이 급격히 비싸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철저한 가성비를 위해 제일 싼 수준(개당 약 2,500엔)의 오르골을 대량(5개) 사들였다.
살 때 유의할 것이 있다면, 오르골 자체가 섬세한 기구이기도 하고 캐리어에 넣어 귀국할 때 파손되기 쉬우므로 잘 보관해야 한다는 것과 살 때 오르골도 여러 사람들의 손을 타다보니 가끔 불량이 있거나 음이탈이 있는 오르골도 섞여 있으므로 같은 멜로디라도 이것저것 잘 들어보고 사야 한다는 것이다. 교환 및 환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귀국해서 그렇게 할 수는 더더욱 없으니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이번에 오르골당에서 JCB 신용카드 이벤트를 하여 기념품을 같이 받았다. 보니 책갈피인 듯한데 생각보다는 좀 허접한 기념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