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지하철 1일권 vs 신용(체크)카드

후쿠오카 교통

일본 후쿠오카는 인천공항으로부터 순수 비행시간 기준 1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더하여, 후쿠오카 공항에서 도심으로 진입하는 것 역시 공항역(국내선) ~ 하카타역을 기준으로 2정거장 거리 즉, 5분이면 충분하다. 이 정도의 접근성은 전세계에서도 1~2위를 다투는 수준이다.

후쿠오카 시내 역시 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는데 버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되어있고, 택시 또한 현지 앱(Go)과 글로벌 앱(DiDi, Uber)은 물론 국내 카카오택시의 해외택시 기능을 통해 손쉽게 호출하여 탈 수도 있다. 다만, 후쿠오카 시내가 주요 도시치고는 면적이 넓지 않고, 일본이 교통비가 전반적으로 비싼데다가 특히 택시는 더 비싸므로 가급적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유리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시간이 여유롭다면 걸어서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곳이다.

필자의 경우, 예전에는 버스 1일 무제한 승차권(그린패스)이라는 게 있어서 미리 여행사를 통해 구매하여 사용했던 적이 있는데, 나중에는 지하철로 다니는 것이 더 편하여 굳이 버스를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 지하철 역시 버스와 별개로 1일권이 따로 있는데다가, 후쿠오카 시내 웬만한 곳은 지하철 하나로 충분히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자이후, 라라포트 등과 같이 지하철역에 인접하지 않은 곳은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후쿠오카 지하철 노선도
후쿠오카 지하철 노선도


버스 vs 지하철

비교적 면적이 넓지 않은 후쿠오카 도심 내 교통수단으로서 버스와 지하철간 차이는 크다고 볼 수 없지만, 세부적으로 따지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구분버스지하철
기본 요금170엔~210엔~
1일권(성인)700엔640엔
1일권(~11세)350엔320엔
관광 편의창 밖 구경 가능주로 지하 이동
연계 시설없음역내 시설 이용
후쿠오카 버스 및 지하철 비교

요금은 거리에 따라 비례해서 나오며, 기본요금은 버스가 170엔으로 지하철 210엔보다 싸다. 다만, 이것은 최소 거리(1~2개 정거장)를 이동할 때 기준이고, 어느 정도 거리를 가다보면 엇비슷해진다. 바꿔 말하면 짧은 거리라면 지하철보다는 버스가 가성비 좋다는 말이 된다. 사실, 그 정도 거리라면 걷는 것을 추천한다.

1일권 기준으로 바꿔보면, 이번에는 버스 1일권(그린패스)이 700엔으로 오히려 지하철 640엔보다 비싸다. 따라서 교통수단을 자주 이용할 계획이라면 요금 면에서 지하철이 더 유리하다.

그렇다면, 얼마나 자주 이용해야 1일권이 유리해지는 것일까? 지하철을 놓고 보면, 기본요금이 210엔이지만 사실 2개 역만 가도 바로 260엔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실제로는 거리에 따라 비례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공항역 기준으로 하였을 때 각 지하철 요금은 아래와 같다.

후쿠오카 공항역 기준역명요금(엔)
1개역히가시히에210
2개역하카타260
3개역기온260
4개역나카스카와바타260
5개역텐진260
6개역아카사카260
7개역오호리공원300
8개역도진마치300
9개역니시진300
10개역후지사키300
11개역무로미340
12개역메이노하마340
후쿠오카 공항역 출발 기준 지하철 요금표

공항역에서 바로 숙소가 밀집한 하카타역 또는 텐진역까지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편도 260엔은 나온다고 보면 된다. 이럴 경우, 지하철 1일권 640엔으로는 2번(260×2=520엔)만 타면 손해지만, 3번(260×3=780엔)만 타도 이익이다. 즉, 편도 2번이면 결국 왕복 1회라고 볼 수 있는데 지하철로 하루에 왕복 1회만 하고 안 탈 것이 아니라면 1일권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단순 가격비교 외에도 지하철을 이용하면 역내 시설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데, 특히 화장실은 일본의 경우 개찰구를 통해 들어가서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1일권이 있다면 하루 중 아무때나 이용할 수 있다는 보이지 않는 메리트가 있다. 이 외에도 역사 내에는 ATM, 편의점, 코인라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많이 때문에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지상에 덩그러니 정류장만 있는 버스와 특히 대비되는 점이다.

지하철 1일권을 구매하는 방법은 국내 여행사를 통하는 방법과 현지 도착해서 직접 기계로 구매하는 방법이 있는데, 필자는 후자를 추천한다. 국내 여행사를 통할 경우 현지보다 오히려 가격이 비싸고, 후쿠오카 공항 도착 후 실물 패스와 교환하는 절차를 또 해야 하는데, 교환처의 운영시간(08:30~19:30)에 맞춰야 할 뿐더러 대기 줄도 길다. 더욱이 교환처가 국제선 HIS(일본 여행사) 카운터에 한정되어 있어, 국내선(공항 역)으로 이동하기 전에 여기서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인천공항에서 아침 첫 비행기로 올 경우, 후쿠오카 공항에 오전 7시30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카운터 열릴 때까지 1시간여를 대기해야 해서 편해지려다 오히려 불편해지는 소탐대실이 되고 만다.

현지에서 기계로 구매할 경우, 언어를 ‘한국어’로 변경한 후 몇 번의 터치와 현금 투입(640엔)만으로 손쉽게 살 수 있으며, 신용카드만한 크기로 되어 있어 지갑에 넣고 다니기 편하다. 유의할 것은 그 날 자정(24시)까지만 유효하므로 다음날에는 쓸 수 없으니, 되도록이면 오전에 사는 것이 그 만큼 이용 시간도 길다고 할 수 있다.

(링크) 일본 후쿠오카 지하철 1일권 구매 방법

후쿠오카 지하철 1일권 구매
후쿠오카 지하철 1일권 구매

후쿠오카 지하철 1일권 실물 크기
후쿠오카 지하철 1일권 실물 크기


1일권 vs 신용(체크)카드

그렇다면, 1일권을 현금으로 사는 것이 무조건 이득일까? 만약 이리 단순하다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도 없겠지만, 최근 신용(체크)카드를 이용한 새로운 시스템이 등장해서 다시 머리가 복잡해졌다. 즉, 신용카드를 이용할 경우 지하철(버스 제외)을 하루동안 아무리 많이 타도 640엔 이상 청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카드 640엔이라는 금액은 1일권 금액과 정확히 일치한다. 최대 가격만 따진다면 1일권을 쓰든 신용카드를 쓰든 동일하다. 그러나 다른 면까지 함께 본다면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다.

후쿠오카 역 카드 관련 홍보
후쿠오카 역 카드 관련 홍보

후쿠오카 역 카드 관련 홍보 (번역)
후쿠오카 역 카드 관련 홍보 (번역)


환율

가장 큰 차이는 적용되는 환율이다. 현금이야 엔화로 바뀐 돈을 이미 쥐고 있으니 환율을 따질 필요가 없고, 역사 내 있는 ATM으로 출금하였다고 해도 요즘 환율 우대 및 출금수수료 무료가 많으니 굳이 따진다면 ‘매매기준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신용(체크)카드는 ‘매매기준율’이 아닌 여기에 1% 남짓을 더한 ‘전신환매도율’이 적용되고, 추가적으로 국제브랜드수수료가 VISA(1.0~1.1%), MASTER(1.0%), AMEX(1.4%), JCB(국내 발급은, 없음), 유니온페이(0.6~0.8%) 식으로 부과된 다음, 마지막으로 카드사 해외이용수수료(카드사마다 다름)가 0.18~0.25% 또 부과된다. 이렇게 따지면 결국 현금으로 1일권살 때보다 카드로 2%가량 비싸게 지불하는 셈이다.


카드 해외 할인

하지만 이렇게만 보면 카드사가 억울할 수 있다. 게 중에는 해외이용 시 적립(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해외 이용 시 2% 적립되는 카드(VISA)를 사용하였는데, 이를 기준으로 비교해보고자 한다.

신용카드 640엔 이상 이용 시
신용카드 640엔 이상 이용 시

위 화면은 신용카드로 후쿠오카 지하철 요금 기준 640엔 이상 이용할 경우, 640엔까지만 청구되었을 때의 결제 정보다. 신용카드사들은 해외 이용시 해당 국가 통화로 바로 산출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달러(USD)로 환산 후 청구금액을 결정한다. 따라서 일본 엔(YEN) 역시 먼저 미국 달러(USD)로 먼저 환산을 하는데, (결제 시 실시간 환율이 적용되므로 시차가 있을 수 있지만) 해당일(25.2.3.) 종가 기준 달러 당 엔화 환율(YEN/USD)은 154.85로 확인되고, 이를 적용하면 640(엔) / 154.85 = 4.13(달러)가 된다. 위에 ‘현지 접수금액’이 USD 4.21인데 USD 0.08 더 접수된 것은 여기에 바로 전신환매도율(약 1%)과 국제브랜드수수료(약 1%)로 총 2% 가량이 더 붙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시 ‘해외이용수수료’ 10원(0.2%)이 더 가산되면, 결국 부담하는 것은 6,160원이다.

다만, 필자가 이용한 것은 해외 이용 시 2% 적립(할인)되는 카드이므로, 다음과 같이 6,160원의 2% 상당액인 123원이 적립(할인)되고, 이를 제하면 최종 부담하는 금액은 6,160 – 123 = 6,037원인 셈이다.

신용카드 최종 청구금액
신용카드 최종 청구금액

이제 1일권을 현금 엔화로 살 때와 비교해보자. 요즘 트래블월렛, 트래블로그, 토스뱅크체크카드 등 현지 ATM 출금 시 환율 우대(‘매매기준율’ 적용)와 출금수수료 면제를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카드가 많아진 점을 고려하여 ‘매매기준율’을 가정한다. 25.2.3. 종가 기준 엔화 환율은 941.53(원/100엔)이다. 이를 적용하면, 640(엔) x 9.4153 = 6,025(원)이 되는데, 상기 카드 최종 청구금액 6,037원과 비교하면 12원 더 싸다. 만약 해외 이용시 할인이 안되는 카드라면, 6,160원 대비하여 현금으로 1일권 사는 것이 135원 더 싸다. 즉, 해외이용 시 적립(할인) 혜택이 있다고 하더라도 2% 이내라면, 현금으로 1일권 사는 것이 더 저렴한 셈이다.

번외로, 만약 다음날 같은 신용카드로 지하철을 또 이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익일 신용카드 재차 이용 시
익일 신용카드 재차 이용 시

앞서 이야기한대로, 640엔까지 청구되는 것은 동일자에 한하므로 다음날인 25.2.4. 이용한 것은 포함되지 않고 다시 따로 계산된다. 이 경우에는 25.2.4. 한 번만 이용하였으므로 640엔이 아닌 1회 금액(260엔)만 청구되었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그 날 지하철을 몇 번 이용할지 불확실하여 1~2회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 신용카드를 이용해 지하철을 탑승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과가 된다. 즉, 1일권을 사면 그 순간부터 자정까지 1번을 타든 10번을 타든 640엔은 무조건 부담해야 하는 매몰비용인 데 반해, 신용카드는 1~2회만 탔다면 640엔보다 적은 실제 비용만 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후쿠오카에 도착한 때가 늦은 오후나 저녁이면 그 날 자정까지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으므로 신용카드(또는 현지 IC카드인 스이카, 파스모)를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할 공산이 크다.


편의성

같은 역할을 하지만 이용방법은 상이하다. 1일권은 종이로 된 실물 티켓이기 때문에 일반 티켓을 넣는 것처럼 개찰구에 넣고 나오면서 다시 회수해가면 된다. 이에 비해, 신용카드는 컨택리스(contactless) 결제를 지원하는 조그마한 LCD 기기에 대고 출입해야 하는데, 이 장치가 설치된 개찰구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경험 상으로 볼 때 전체 개찰구 통로 4개 있으면 1개 정도 있는 꼴이라 20~30% 수준만 지원하고, 심지어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이 때에는 역무원이 상주하는 쪽 통로 창틀에 달린 LCD 기기에 태그).

결제기기 있는 개찰구의 바닥
결제기기 있는 개찰구의 바닥

가장 앞에 달린 LCD 박스에 태그
가장 앞에 달린 LCD 박스에 태그

정확히 말하면 비접촉식(contactless) 결제라 꼭 접촉할 필요는 없으나 LCD 기기에 갖다대면 일반 교통카드처럼 통과가 가능해진다. 역에서 나올 때도 마찬가지다.

사실 불편한 점은 여기서 발생한다. LCD 기기가 갖춰진 개찰구로만 출입한다거나, 그도 없으면 역무원 통로 창틀에 달린 LCD 기기를 이용하는 것은 그래도 감수할 만하다. 문제는 같은 역을 들어가서 다른 역이 아닌, 동일한 역을 다시 나올 때 카드가 에러 발생한다는 점이다. 즉, 개찰구에 붉은 등이 켜지며 나올 때 출입 거부된다. 물론, 역무원에게 이야기하면 그것을 따로 조작해서 풀어주기는 하는데, 이것이 은근 불편하고 번거로울 때가 많다. 반면, 실물 티켓처럼 생긴 1일권은 그러한 불편없이 동일 역에서 들어가고 나와도 에러없이 자유로운 통행이 가능하다.


결론

이상으로 후쿠오카 지하철 이용 시 1일권을 사용할 때와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할 때를 비교해보았다. 신용(체크)카드를 이용 시 유리한 점은, 하루 3회 이상 타지 않는다면 탄 만큼만 지출할 수 있다는 점과 별도 실물티켓 없이 카드 한 장으로 모두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반면, 1일권을 사용하게 되면 별도 실물티켓을 휴대해야 하지만 카드 크기와 비슷하여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는 점과, 근소한 차이지만 가격이 보다 저렴하고, 무엇보다 같은 역을 오가도 역무원에게 사유를 말해야 하는 번거로움없이 자유 통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사실, 1일권 외 일반 티켓도 같은 방식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신용(체크)카드의 장점이 희석되는 것도 있다.

어느 부분을 더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이용자들이 한 쪽을 선호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대체적으로 볼 때 카드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신용(체크)카드가 상대적으로 단점이 많다. 따라서 필자는 실물로 된 1일권 구매를 선호하는데, 이 역시 근소한 차이에 불과하므로 최종 선택은 이용자에게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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