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대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경포대가 이 곳이 맞는지 재차 확인하곤, 예전에 갔었던 자전거 대여소로 향한다.
강릉시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자전거 외 킥보드 등 다른 개인 이동기기들도 있지만 나름 운동도 할 수 있는 자전거를 더 선호하는 민호다.
요즘 자전거는 전기를 이용해 자동은 기본이고 자율주행까지도 가능하지만, 민호는 힘들 때를 제외하고는 일부러 수동 모드로 전환해서 탄다. 역시나 운동을 위해서다.
아까 버스 탈 때처럼 안면인식을 하니, 자전거에 걸려 있던 락이 자동으로 풀리며 탑승이 가능한 상태로 전환된다.
‘아, 드디어 해방인가?’
목적지가 따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제한 시간 역시 존재하지 않는.
진정한 해방감을 문득 만끽한다.
하지만 막상 자전거에 타고 나니 또 다른 고민에 빠진다.
‘이제.. 어디로 가지?’
경포대 해변에 가기 전, 먼저 주변의 경포호를 자전거로 둘러보기로 한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과 신선한 공기가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듯하다.
호수 주변 난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한 바퀴 돌아본다.
이 때쯤,
아까 강릉역 버스정류장에서 봤던 드론이 경포호 하늘에도 떠 있는 것이 보인다.
아까 그 드론과 같은 드론인지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형체를 보니 같은 모델로 추정된다.
왠지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 드론이 여기까지 날아다니고 있는지 호기심도 인다.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지?’
이런 궁금증이 문득 들지만, 요즘 드론은 워낙 조작할 수 있는 반경이 넓고 심지어 AI로 완전자율주행도 가능하기 때문에 조종하는 이를 따로 찾겠다는 생각은 그만 접는다.
저 멀리 새 떼가 날아오른다. 인간이 만든 드론이라는 기계가 하늘 한 쪽에서 움직이는 광경을 동시에 보고 있자니, 뭔가 어색하면서도 신기한 느낌도 든다.
‘저 새들은 저 드론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막상 경계하는 것 같진 않지만 그렇다고 근처에 가려고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군도 적군도 아닌 그냥 ‘떠다니는 물체’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도 신기한 물체로 보이기는 하겠지?’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경포호를 돌다가, 이내 해변인 경포대로 이어지는 길로 빠진다.
약간의 둔덕을 오르자,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경포대 해변이 모습을 드러내고 저 멀리 수평선도 보이기 시작한다.
지구의 끝.
아니, 지구가 둥글어서 실제론 끝이 없겠지만, 여기에서만큼은 수평선 멀리 ‘끝’이 존재하는 것만 같다.
해변에는 이른 피서를 온 사람들이 보인다.
아직 본격 휴가철이 아니어선지, 공간적으로도 사람들 표정에서도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그러던 중,
“앗!”
웬 비명소리에 민호가 놀라 앞을 보니 피서객으로 보이는 여자가 음료수를 든 채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죄.. 죄송합니다!”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건 민호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한다.
“이거.. 어떻게 해요?”
자세히 보니, 양 손에 든 음료수가 흔들려 약간 넘쳤는지 앞에 내민 양 손 밑으로 액체가 조금씩 흐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직접 몸에 부딪히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래도 음료수가 흘렀으니 민호 입장에서는 난감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 제가 다시 사 드릴게요.”
“됐어요~”
약간 차가운 말투로 눈을 잠시 흘기고는 여자가 앞을 지나간다.
‘해변을 잠깐 감상하다 앞을 제대로 안 봤네.”
자신을 자책하며 이내 자전거에서 내리고는 옆에서 끌며 걷기 시작한다.
해변 안쪽에 난 길이다보니 자전거 도로와 인도가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아 어쩌면 끌며 가는 것이 더 안전하겠다 싶다.
잠깐 뜻하지 않은 사고가 있었지만, 그래도 좀 더 걸으니 마음이 다시 여유로워진다.
해변 끄트머리 쯤 인적 드문 곳까지 이르니, 갑자기 드론 떼가 여기저기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일관된 방향없이 드론들이 제멋대로 날아다니는 것을 보니, 같은 사람 또는 조직이 아니고 독립된 개체들로서 각기 움직이는 것 같았다.
‘와, 여기 무슨 드론 시험장이라도 되는 건가?’
좀 더 다가가니, 드론들 밑으로 이를 보며 조종하는 인파가 꽤 보인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이 신기한 광경을 구경한다.
마침 근처에 같은 대학생 쯤으로 보이는 남자 일행이 있어 다가가 물어본다.
“혹시 여기가 드론날리는 장소인가요?”
일행 중 가장 가까이 있는 남자가 답했다.
“네, 옆 해변은 사람들이 피서오는 곳이라 민간 비행이 금지되어 있는데, 여기는 인적이 드물어 드론을 자유롭게 날려도 돼요.”
이 말을 들으니, 상황이 금새 이해된다.
어쩐지 생각해보니 아까 해변에서는 드론이 따로 보이지 않았다.
반면, 하늘 중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라도 있는 듯 여기에는 많은 드론들이 어지러이 날아다니는데, 그렇다고 또 서로 부딪히지도 않는다.
각 드론에는 충돌방지 장치가 있어 설령 조작자가 부딪히는 방향으로 조작하더라도, 드론끼리 상대 드론을 인식하여 충돌을 막는 기동을 한다.
자동차로 따지면 앞 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확보하는 기능과 비슷한 것이다.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에 넋을 잃고 감상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누르스름해져 있다.
휴대폰을 본다.
4시.
‘벌써 오후 시간도 많이 지났네?’
아직 저녁을 먹기에는 뭔가 이르고 그렇다고 또 정해진 일정도 없으니 무엇을 할까 머릿속으로 곰곰이 생각해본다.
초당순두부
이내 결정한다.
시간도 보낼 겸 일부러 멀리 위치한 음식점으로 정해 자전거 타는 시간을 더 즐기기로 한다.
‘오랜만에 강릉까지 왔는데 특산물 초당순두부 한 번 먹어볼까?’
도심 외곽에 있는 해당 맛집을 검색해서 보니, 이 곳으로부터 자전거로 대략 1시간 남짓한 거리로 표시된다.
‘그래, 여기를 목적지로 해서 자전저를 한 시간 더 타자.’
감상하던 드론들을 뒤로 하고는 다시 자전거에 올라탄다.
“드르르르르”
길에 얼기설기 흩뿌려진 모래를 따라 바퀴에서 전해지는 진동이 마치 리듬이라도 탄 듯 자잘한 소리를 내며 민호에게까지 전해져온다.
오르막길이 아니면 수동 모드로 타서인지 약간의 피로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불어오는 맞바람 때문인지 흘러내리는 땀방울은 아직 없다. 이대로면 부산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인적이 다소 드문 외곽까지 와 다시 지도를 보니, 어느덧 목적지 근처다.
‘여기인가?’
기대에 찬 눈으로 식당 주변을 자전거로 대충 둘러본다. 그리고는 주변에 자전거를 대고 입구로 걸음을 옮긴다.
‘헉?’
자전거로 잠깐 주위를 돌 때는 수풀에 가려 못 봤지만, 식당 입구에 다다르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줄이 꽤 길어 웨이팅만 20~30분은 해야 할 것 같다.
‘강릉까지 와서 웨이팅이라고?’
문득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외곽이니만큼 다른 맛집을 찾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다른 맛집을 찾는 시간이나 여기서 웨이팅하는 시간이나 결국 그게 그거같다.
그러나 낭패는 또 있었다.
처음 맛집 정보를 찾을 때는 몰랐지만, 가게 전광판에 표시된 안내문을 보니 ‘2인분 이상부터 주문 가능’이다.
머릿속에 많은 선택지가 또 스쳐 지나간다.
‘혼자 2인분을 먹을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다른 곳을 갈까?’
예상치 못한 고민을 하던 찰나,
가만 보니 약간 앞 줄에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이 보인다.
뒷줄에서 슬그머니 옆으로 나와 보던 중 마침 옆사람과 대화 중인 그 사람과 눈이 마주친다.
‘앗…!’
아까 그 사람이다. 자전거를 타다 부딪힐 뻔한.
“아..! 안녕하세요..?”
어색한 인사말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온다.
아까의 차가운 표정은 어디로 가고 가볍게 웃으며 여자가 답한다.
“안녕하세요.”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해하며 민호는 다시 있던 뒷줄에 선다.
이 때였다.
“여기 2인분 이상만 파는 곳인데, 괜찮으면 같이 먹을까요, 혼자시죠?”
어느새 앞줄에 서 있던 여자가 여기까지 다가와 묻고 있었다.
“네?? 아.. 하하.”
무언가 혼자 여기 있다는 무안함과 아까의 미안함이 겹쳐 얼굴이 빨개진 민호는 선뜻 대답을 못한다.
“저희도 온지 얼마 안되긴 했는데, 같이 먹어요~”
뜻밖의 제안에 당황한 민호는 엉겁결에 대답을 하는 듯 마는 듯한다.
“그, 그럴까요? 하하..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살게요.”
민호의 제안에 여자가 손사래치며 말한다.
“아니에요. 저도 아까 놀라서 그만.. 이리 와요.”
여자의 뒤를 따라 약간 앞줄로 걸음을 옮긴다.
중간에 있는 몇몇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약간의 목례를 하며 보니, 그 사람들도 온 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처음부터 이들이 일행인 줄 알았거나.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머리를 긁적이는 듯한 자세로 민호가 신기한 표정을 지으며 여자 일행에게 말한다.
여자 둘은 서로 친구인지 나이가 비슷해보이고 키는 약간 차이났으나 서로 성격이 맞는지 줄곧 웃음기 가득한 얼굴이다.
“아까 그 일 때문이라면, 신경쓰지 마세요.”
이 말에 민호도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참,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한민호라고 합니다. 대학생이에요.”
민호의 말에 여자가 답한다.
“네, 저는 이혜인이에요.”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일행 한 명도 말한다.
“아, 저는 이희선이요.”
“두 분 친구세요?”
민호의 물음에 일행은 서로 보더니 약속이나 한 듯 거의 동시에 대답한다.
“네!”
“아, 그러시구나.. 하하~”
아직 어색함이 채 가시지 않은 웃음을 띄우면서 보니, 앞의 대기줄이 그 동안 많이 줄어있었다.
“금방 들어가겠는데요?”
민호가 밝아진 얼굴로 이야기한다.
희선이도 이에 반색한다.
“아우~ 배고파~~”
과장을 약간 보탠 듯한 희선이의 말에, 나머지 둘은 어색하지만 미소띤 표정으로 기다린다.
“들어오세요~”
드디어 바라던 말이 들려오자, 일행 셋은 음식점 안으로 차례로 들어갔다.
가게 안
벽면에 위치한 4인용 테이블로 안내받은 일행은 각자 자리에 앉았다.
민호가 마주앉은 둘의 눈치를 보며,
“순두부 정식 3인분.. 할까요?”
‘3인분’이라는 말에 사실 쉽게 눈치 못챘겠지만 약간의 떨림이 있다. 학생 신분으로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관광지에서 3인분이나 사야 하다니, 아까 공언하긴 했지만 머리가 약간 지끈거린다.
그런데, 이를 눈치챈 것인지 갑자기 혜인이가 말을 가로막듯 말한다.
“저희 3인분 이거 다 못 먹어요. 그냥 전골 2인분 하고 다른 거 하나 더 시키는 게 나아요~”
“아.. 그, 그럴까요?”
민호는 이게 웬 횡재냐는 생각에 다소 기뻤지만 표정관리하고는 못내 아쉽다는 표정을 억지로 지어보인다.
“그럼.. 다른 건 뭘로 할까요?”
메뉴를 한참 훑어보던 희선이가 말한다.
“전병 먹어요, 메밀전병.”
가격을 보니 다행히 그리 비싸지 않다.
테이블에 딸려 있는 키오스크에서 음식들을 차례로 고르고는 얼굴 인증을 통해 선결제한다.
음식 나오기를 기다리면서서 민호가 묻는다.
“두 분은 대학생이세요?”
민호의 질문에 여자 둘은 서로 또 얼굴을 보더니 이내 미소를 짓는다.
혜인이가 먼저 답한다.
“네. 저도 대학생, 얘도 대학생. 같은 대학교는 아닌데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에요.”
“아.. 그러시구나, 하하.”
같은 대학생이라니 무언가 공통점이 많아져서인지 금새 분위기에 화색이 돈다.
“몇 학년이세요? 저는 2학년이요.”
민호의 질문에 둘 다 같은 대답을 한다.
“저도”
“저도요.”
“아, 그럼 나이는요? 저 21살요.”
이것까지 같을 줄은 몰랐다는 표정으로 여자 둘이 놀라는 표정을 짓고는,
“저도 희선이도 둘 다 21살이에요.”
희선이도 맞장구친다.
“우와, 신기하다~”
“와~ 서로 같은 나이였다니, 다들 저보다 어리신 줄..”
민호가 마음에도 없는 상투적인 멘트를 날린다.
여자 둘이 킥킥거린다.
“그렇게 보셨다니 좋네요~”
혜인이가 이어 말한다.
“어차피 나이 같은데 서로 말 놔요.”
옆에 있던 희선이도 그게 좋겠다는 듯,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민호를 쳐다본다.
민호도 사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막상 망설이고 있었는데, 먼저 그런 제안이 들어오니 냉큼 수락한다.
“네, 아.. 아니! 어, 하하하~”
이윽고 주문했던 순두부 전골이 나왔다.
“먼저 드세요”
민호의 말에 희선이가 먼저 반응한다.
“우리 말 놓기로 했잖아요, 아.. 말 놓기로 했잖아! 내가 먼저 먹는다아~”
희선이도 순간 말 놓기로 한 것을 헷갈렸는지 중언부언하더니 국자로 먼저 음식을 퍼 간다.
“ㅋ 아 맞네. 맛은 어때?”
민호가 이미 한 숟갈 먹은 희선이에게 묻는다.
희선이가 미소지으며 말한다.
“완전 존맛~”
희선이 말에 혜인이도 궁금한 듯 순두부 전골을 국자로 퍼서 맛을 본다.
혜인이도 희선이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민호에게 말한다.
“먹어봐~ 맛있어~~”
민호도 그제서야 국물과 함께 순두부를 건져서 앞접시에 담아 맛을 본다.
“맛있다~”
민호도 웃음을 보이며 말한다.
한참 먹다보니 갑자기 궁금해진다.
“이거 먹고 다들 뭐해?”
민호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으니, 일행 둘이 깔깔 웃는다.
“글쎄, 딱히 할 건 없는데~”
혜인이가 웃으며 말을 잇는다.
“사실 아무 계획없이 희선이랑 온 거라서 뭘 할지는 아직 못 정했어.”
희선이도 이 말에 맞장구친다.
“그러게, 이제 날씨도 점차 어두워지는데 뭐하냐~ ㅜㅜ”
이 말을 듣자니 약간의 후회가 몰려온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일 갈 걸 그랬나.’
사실 민호는 강릉에 당일치기로 온 것이라, 조금 있으면 강릉역으로 다시 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냥 열차표 취소하고, 내일 가는 일정이라고 둘러말할까?’
갑작기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너무 초면인데? 그리고 열차표 취소 수수료가 얼마야?’
현실적인 생각이 뒤이어 들자 민호가 아쉽다는 듯 이야기한다.
“아… 아쉽네요, 아니 아쉽네. 난 이따 강릉역에 가서 KTX로 다시 서울 올라가봐야 해서~”
“정말?”
혜인이가 민호 말에 아쉽다는 듯 말한다.
“아쉽네, 이럴 줄 알았으면 내일 가는 걸로 예매할 걸~”
민호는 이미 아무말대잔치 중이다.
혜인 옆에 있던 희선이도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ㅋㅋ 아쉽다.”
민호가 문득 말한다.
“참, 어디서 왔어? 혹시 서울?”
왠지 서울이어야 한다는 기대감에 찬 질문이다.
“응, 우리 서울에서 왔어. 내일 올라갈 예정이야.”
혜인이의 말에 민호가 반색한다.
“아~ 그럼.. 나중에 서울에서 만나도 되겠다.”
“그래~”
혜인이가 웃으며 답한다.
“나중에 만나면 재미있겠다.”
희선이 역시 뭔가 상상하며 재밌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가게를 나서며 민호가 만족스러운 듯 말한다.
“잘 먹었다~”
혜인이와 희선이도 동시에 화답한다.
“잘 먹었어~”
일행과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지만, 휴대폰을 보니 어느덧 서울 올라갈 열차 예약 시간이 다 되어간다.
“아쉽다.”
민호의 입 밖으로 저도 모르게 진심이 배어나온 말이 자연스레 튀어나온다.
혜인이와 희선이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어디로 가?”
혜인이가 묻자 민호가 휴대폰의 지도를 보고는 방향을 가리킨다.
“이 쪽인 것인 것 같은데?”
혜인이가 계속 아쉽다는 듯이 말한다.
“우린 숙소가 저 쪽인데.. 거의 반대 방향이네. 같은 방향이었으면 택시 불러서 같이 가도 되었을텐데.”
혜인이의 말에 민호가 답한다.
“괜찮아. 덕분에 즐거웠어. 먼저 택시 불러서 들어가. 난 아직 열차 출발시간이 더 남았어.”
민호의 말에 여자 일행은 택시를 호출한 후, 곧이어 온 무인 자율주행 택시에 몸을 실었다.
“잘 가~”
민호의 인사에 여자 둘도 손을 흔든다.
멀어져가는 차를 지켜보고는 민호도 슬슬 강릉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한다.